http://image.koreaportal.com/files/us/education/abroad/Untitled-class.gif" width="316" /> 9월의 달력을 거의 넘길 즈음의 어느 날 오후, 밸리 토팽가 캐년 초등학교 한 교실에 교사들이 모여 앉았다. 참석자는 초등학교 교사와 중학교, 고등학교 교사 각 2명씩, 그리고 이 학교의 김정혜 교장까지 7명. 평소 거의 친분이 없는 이들이 아까운 방과후 시간을 반납한 채 모인 이유는 ‘한인학생 및 학부모’에 대한 각자의 의견을 나누기 위해서다. 한인들이 다수 재학중인 학교에 근무하면서 매일을 한인학생과 학부모들과 생활하는 이들의 공통분모를 통해 ‘우리 한인들을 보는 미국 교사들의 시각’을 알아보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자리였다. 한인학생들의 교육적 발전을 위해 허심탄회하게 나눈 이들 교사들의 ‘쓴소리, 단소리’를 정리한다. 김교장 "오늘 LAUSD에 소속된 교사들이 모였습니다. 한인 학생과 학부모들을 가장 가까이서 접하는 교사들의 시각에서 본 한인학생 및 학부모들의 모습을 나눠보려는 목적입니다. 허심탄회하게 그동안 느낀 점들을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랜디 "노벨 중학교에는 한인뿐 아니라 다양한 인종 민족의 학생들이 모여있습니다. 특히 한인학생들은 매우 우수하고 공부에 열심입니다. 한인학생들은 으레 성적이 좋을 것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입니다. 키스 "동감입니다. 학생들은 물론이고 한인 학부모들의 자녀교육에 대한 관심은 놀라울 정도입니다. " 조앤 "한인 학부모들의 뜨거운 교육열에는 저도 동감합니다. 그러나 때로는 어린 자녀들로 하여금 교사에 대해 지나치게 존경을 강요하는 학부모들을 볼때마다 많이 불편하기도 합니다. 일전에 한국을 방문할 때도 경험한 바이지만 한국에서는 어른들에 대한 공경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여기는 미국입니다. 깍듯한 공경심보다는 자유롭게 자기의사를 표현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이미 미국식 교육에 익숙해지는 아이들에게 한국식 습관을 강요하는 것은 아이들을 힘들게 할 뿐인 것 같습니다. 아이들은 그저 아이들답게 키우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엘리자베스 "한인을 비롯한 이민자가정의 자녀들에게서 쉽게 볼 수 있는 문화적 갈등 충격은 고등학교에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이중언어를 담당하는 교사로서 중고교시절 이민와 아직 영어에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을 가르치다보면 아이들이 겪는 고충을 자주 목격할 수 있습니다. 저는 영어에 빨리 익숙해지려면 TV는 물론이고 책이나 잡지 라디오도 영어로만 접하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학생들은 집에가면 한국 비디오나 한국방송에만 채널이 고정돼 있다고 불평하더군요. 부모님들의 협조가 필요합니다. 자녀들이 미국문화와 언어에 익숙해지도록 부모님들도 집 안 분위기를 유도하는 노력이 있어야겠죠" 조앤 "한인학부모들의 자녀들에 대한 기대 특히 성적에 관한 관심은 때로 지나치다는 생각이 듭니다. 학생이 처음 전학왔을 때 SAS나 게이트 등 영재반에 속하지 않으면 매우 낙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어떤 학생은 시험성적으로 A마이너스를 주었더니 '우리 엄마한테 혼나겠다'라며 방과후 집에 가는 길에 근심을 하더군요. 물론 개인별 능력이나 학부모의 기대가 다를 수는 있겠지만 자녀들에게 항상 완벽한 것을 요구하면 결국 아이들에게 너무 큰 스트레스를 안겨줄 뿐인데도 말이죠." 다이앤 "비율로 보면 한 학교에 영재학생과 일반학생들은 숫자적으로 큰 차이가 있습니다. 물론 보통학생들이 영재학생들보다 훨씬 많죠. 그러나 부모들은 한결같이 다 영재반에 들어가기를 원하니 학교로선 곤란하죠. 물론 보통학급에서는 공부에 대한 흥미를 잃어버릴 정도의 영재학생들인 경우 당연히 영재반에 들어가야 하겠지만 중요한 것은 학생 자신이 어느 반에서 더 효과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엘리자베스 "그런 학부모들의 기대는 고교에 진학하면서부터는 사라지는 것 같아요. 이미 부모들은 자녀들의 실력을 충분히 파악하고 있는 것이지요. 때론 너무 일찍 자기 자녀들에 대해 체념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 정도입니다. 무리하게 자녀들의 반을 상급수준으로 올려달라거나 시험 및 프로젝트 성적 결과에 대해 학부모가 직접 항의하는 경우는 거의 없죠. 그러나 바꿔말하면 고교생 학부모들의 관심이 줄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초등학교나 중학교때는 수시로 학교를 찾던 학부모들도 일단 고교에 진학하면서부터는 발걸음을 끊게 되나 봅니다. 일부를 제외하고는 학부모모임에서 한인학부모들의 얼굴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랜디 "다른 학년에서도 마찬가지겠지만 중학교에서는 한국에서 갓 이민온 학생들의 학부모일수록 더욱 미국교육제도에 대해 알아야 할텐데 영어때문인지 백투스쿨 나잇 등 행사에 참여율이 매우 저조한 형편입니다. 아마 학교에서 무슨 행사가 벌어지고 있는 지 잘 모르는 경우도 많은 것 같아요. 학교에서는 학부모 통신문 등을 통해 학부모에게 홍보하고 있지만 이를 제대로 읽지 않으면 사실 알 수 없는 일이거든요. 만약 자녀들이 와서 학교행사에 대해 그때 그때 알려주리라고 기대해서는 오산입니다. 학생들은 대부분 학부모 행사에 관심이 없고 때론 학부모들이 학교에 오는 것을 반가워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지요. 어떨땐 학부모와 학생 교사간에 3자 컨퍼런스를 하다보면 학생들이 집에서 학교나 교사 혹은 자신의 학교생활태도에 대해 엉뚱한 얘기를 한 경우도 많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결국 학교 행사는 학부모가 스스로 알아서 적극적으로 참석해야만 하는 것입니다." 김교장 "혹시 많은 한인학생과 한인학부모들을 대하면서 평소 고쳐주었으면 하는 사항은 없었습니까" 엘리자베스 "앞서도 잠시 나온 얘기지만 학부모들도 영어를 배우는데 좀더 적극적인 자세를 취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9학년이나 10학년 아니 중학교 시절에 이민온 학생들에게는 영어로 공부하는 일이 절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남들은 킨더가튼부터 13년에 걸쳐 마쳐야할 수준의 영어를 2~3년안에 터득할 것을 요구하는 것 조차 무리입니다. 다행히도 많은 학생들이 이 어려운 일을 잘 해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부모가 협조한다면 훨씬 더 쉬워질 수 있습니다. 온 가족이 함께 영어를 공부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주어야 합니다." 대넌 "한인학생들이 학교내 각종 프로그램중에서 키클럽 등 일부 학교 성적과 관계된 것에만 집착하는 것도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스포츠팀에서 한인학생들을 찾아보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고교생활은 단순히 GPA를 높이는 것 뿐 아니라 정신적 육체적으로 성장하는 과정입니다. 이를 위해 학교에서 마련하는 각종 행사에 학부모들이 자녀들을 이끌고 참여하는 모습을 보았으면 합니다. 학교 풋볼게임이나 오키스트라 각종 쇼 등에서 학교 교직원 학생 및 선수들과 혼연일체가 되어서 자녀들로 하여금 학교의 일원임을 느끼게 하는 자리를 마련해주어야 합니다. 학교 공부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각종 학교행사에서 빠진다는 것은 소중한 고교생활의 추억을 빼앗는 것과 같습니다." 랜디 "한인학생들이 수업중 너무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는 것도 문제입니다. 성적은 좋은 학생인데도 토론이나 발표에서는 항상 한 발 뒤로 물러서는 경우가 많지요. 또한 도전하는 자세가 부족한 것 같아요. 수학문제에서도 답을 구하기 위해 여러경로를 찾아보고 또다른 방법을 유추하는 태도가 바람직함에도 불구하고 많은 한인학생들은 주어진 공식만 고집합니다. 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며 그뿐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 다이앤 "동감입니다. 특히 대학에서는 강의실마다 토론문화가 지배적인데 한인학생들이 시험성적에만 치중했다가는 대학에서 어려움을 겪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가정에서 자녀들로 하여금 자신의 생각을 발표하고 온 가족이 토론하는 습관을 가지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좌담회 참석자 ▷김정혜 교장(토피카 캐년 초등학교) ▷랜디 튜닉(노벨 중학교 6학년 수학과 과학 담당) ▷다이앤 허먼슨(노벨 중학교 8학년 영재반 영어 담당) ▷키스 빌링턴(토피카 캐년 초등학교 3학년 담임) ▷엘리자베스 라모스(채스워스 고교 이중언어 코디네이터) ▷데이븐 매스터먼(채스워스 고교 9·10학년 영어 담당. ▷조앤 그로프스키(토피가 캐년 초등학교 4학년 담임) ▷정리=김소영 부장 |
<출처; 미주중앙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