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Education
Follow Us

묻고답하고

Home / 묻고답하고


악기 공부 정말 속상해요

글쓴이 속풀이 등록일 18-09-22 03:44
조회 4,973
    초등 1학년 부터 아이에게 현악기 중 하나 가르쳤어요. 매일 조금이라도 연습시켰고 고만두겠다는 고비 두번이나 설득해 넘겼어요. 벌써 7학년이에요. 돈도 시간도 참 꾸준히 써왔네요. 어우, 속으로 화가 살짝 납니다.

    문제는, 작년 이맘때 악기를 시작한, 한 학년 낮은 중국 여자 아이를 알게 되면서 부터에요. 같은 레슨 선생님 제자이기도 하고, 올해 얘가 저희 애 다니는 중학교를 6학년으로 들어와서 제가 그 엄마에게 차근히 이런 저런 설명도 해주며 상당히 친하게 지내게 되었어요. 울 애가 작년에 학교에서 딱 몇 명만 주는 올카운티 오디션 티켓을 받았던 터고 해서 그 엄마는 제 말이라면 금과옥조처럼 부러워 하며 새겨듣는 눈치더라구요. 비록 오디션에 통과하지 못해 올카운티 오케스트라에 들어가지는 못했지만 제 아이는 많이 스스로를 자랑스러워 했었어요. (학교 안에서는 자기 학년 아이들 스트링 플레이어들 중엔 울 아이가 탑 쓰리 중 하나라고 하더라구요.) 이 나이엔 자부심을 갖는 것은 많이 중요하잖아요.

    우리 학교에 소규모 챔버 오케스트라가 있는데, 글쎄 겨우 일년 배운 그 애가 지난 주 그 오디션을 봤다는 거에요. 저희 애도 작년에 오디션 봤었는데 떨어졌었고, 오디션 결과를 보니까 8학년 애들만 붙여주었길래 저도 제 아이보러 열심히 연습해서 7학년 말고 8학년에 들어가도록 트라이 해보아라, 그렇게 얘기해 주었었죠. 속으로는, 어디 겨우 일년 배우고 오디션을 보러가나 웃었었는데, 아니, 이 6학년 아이가 그 챔버 오케스트라에 떡 하니 붙었다네요. (걔 빼고 다 8학년)

    가만 보면 저희 애는 완전 폼생폼사여요. 공부들이야 누구나 다 잘 하니 뭐라도 독특하게 튀는 자기만의 자존심이 바로 악기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애가 완전 무너지네요. 저 어쩔까요? 어줍잖게 "힘내라 너만의 페이즈를 지켜라" 라고 말하기엔 저도 자신이 너무 없어요.

    이제사 레슨 쌤에게 여쭤보니 일년동안 스즈끼 세권을 후딱 해냈다고 하네요. (꼼꼼하다고 소문난 쌤이에요) 아니 무슨 사기꾼 캐릭터도 아니고 남들 삼사년 할 걸 일년안에 해치운다니 이 무슨 괴물일까요? 게다가 겨우 스즈끼 3권 뗀 애가 이 오디션에 붙는다는게 도대체 말이 되나요? 절대 이해가 안 됩니다. 앞으로 얘는 일년 동안 또 얼마나 팍팍 따라잡을까요? 5학년씩이나 되어 현악기 시작하니 얘 부모들도 별 큰 기대 안 하겠구나 했는데 말이에요. 노력과 세월과 돈이, 재능 앞에서 이리 가뭇없이 스러지나요?

    다시 악기 그만둔다고 또 징징거리기 시작했어요. 어떻게 이 일을 풀어가는게 좋을까요.
    버섯돌이 18-09-22 03:50
    답변 삭제  
    제 아이도 스트링 하는 씨니어인데요 이런일은 수도 없이 겪어요. 자신이 일등이라 생각하는 순간부터 더 불안하고 밑에서 치고 올라오는 후배며 친구를 생각 안 할수 없어요. 근데 이렇게 생각하면 불안하고 스트레스 생기고 본인 역량을 잘 발휘 할수 없어요.그래서 스스로 자신이 아주 겸손해야하고 남들하고의 싸움이 아니라 자신과의 끝임없는 싸움을 해야합니다. 수많은 오디션 보고 결과 연연해 하면 앞으로 더 나갈 수 없어요. 원글님 아이 6년의 기초 부분은 정말 나이가 차서 늦게 빨리 진도 빼는 아이들이 금방 따라잡을 수 있어요. 사실 한 10년은 되어야 좀 하는구나 수준이 되는 것 같아요.
    지나고 보니 7,8학년이 아 뭐 좀 이제 시작하는 구나 하는 시점이에요. 이시기 잘 보내면 고딩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지는 것 같습니다. 아이가 이런 것 때문에 포기하게 만들지 마시고 엄마가 더 대범한 모습을 보여야 할 때인 것 같아요. 용기를 주세요. 포기하면 정말 남는 것 없습니다...
    북경출신 18-09-22 03:51
    답변 삭제  
    중국분들 좋은 분들 물론 많아요. 저희집 이웃 중국 분은 음식나눠 먹고 부탁하는 것 필요 이상으로 다 도와주시고...또 저희 아이 어릴때 베이비 씻 했던 아이는 부모가 북경 출신인데 지금 유펜에서 대학원 과정을 하고 있어요. 지금까지도 제 아이와 연락하고 아이 생일에는 장문의 카드도 매년 꼭꼭 보내고 공연도 보러오고 합니다. 그런데 간혹 매우 경쟁적이고 이용해 먹으려는 중국인들 간혹 봅니다. 너무 지나치게 모디베잇 되서 선을 넘어선 경우도 가끔 봅니다. 이런 부류의 한국분들이랑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에요.
    원글님 이일은 경험으로 묻어 두시고 앞으론 아이가 세상을 넓게 볼 수 있도록 해 주세요. 목표를 학교에만 두지 마시고 조금 넓게 두어보세요. 아이가 더욱 모디베잇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예쁜 마음을 갖어야 좋은 음악 소리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마음 수양도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희 아이 선생님은 멘탈 프레퍼레에션 이라 하시는데 오디션전엔 이과정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학교/학원찾기

    Copyright © 2014 코리아포탈 Korea Portal 교육 Education. All rights reserved.
    Reproduction in whole or in part without permission is prohibi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