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mlbpark.donga.com/mp/b.php?id=201803230014949431&p=1&b=bullpen&m=view&select=sct&query=%EC%8A%A4%ED%8E%98%EC%9D%B8%EA%B3%BC+%EB%9D%BC%ED%8B%B4%EC%95%84%EB%A9%94%EB%A6%AC%EC%B9%B4&user=&site=donga.com
과거 스페인은 해가 지지 않는 제국이었습니다.
실제로 스페인은 아메리카 대륙 대부분을 지배했으며
캘리포니아에서 칠레까지 광활한 대륙을 모두 식민지로 만들었습니다.
그 결과, 오늘날 라틴아메리카는 브라질과 몇 개 소국을 제외하면 모두 스페인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스페인은 과거의 영광을 모두 잃어버리고, 유럽에서도 더 이상 열강이 아니라 세컨드 티어 국가로 전락해버렸죠.
그러나 스페인은, 적어도 라틴아메리카에 대해서는 여전히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사실 3주 전 바르셀로나를 여행하면서 특이한 광경을 목격한 적이 있었습니다. 시청광장 앞에서 온두라스에서 온 한 랩퍼가 온두라스의 부패한 정치를 비난하는 공연을 했는데, 얼핏 생각하면 참 희한한 장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왜 온두라스인이 굳이 스페인에서 이런 공연을 하는걸까? 그는 스페인이 온두라스의 상황에 관심을 가져주기를 호소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스페인의 최대 일간지 El Pais라는 신문 또한 국제면에서 라탄아메리카에 대해 상당히 많은 분량을 할애하고 칼럼 섹션에서도 라틴아메리카 관련 사설 또는 칼럼을 꼬박꼬박 싣습니다.
그만큼 라틴아메리카에 대해 관심을 많이 쏟고 있고, 실제로 스페인에 많은 라틴아메리카인들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독일에 터키 노동자들이 많고 프랑스에 북아프리카 무슬림이 많다면, 스페인에서 일용직 내지 서비스직은 라틴아메리카인들이 도맡아 하고 있습니다.
바르셀로나를 여행하면서 느낀건데, 식당에서 서빙하거나 가게에서 계산을 해주는 사람들 중 상당수가 전통 스페인 “억양”이 아닌 억양과 발음을 구사하더라구요. 사실 파악하기 어렵지 않은데 그 이유는 스페인 본토 억양과 발음이 워낙 독특해서 ㅋㅋㅋ 영국영어와 미국영어 만큼의 간격이 있습니다.
여하튼 스페인이 여전히 라틴아메리카에 이만큼 관심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이 자못 흥미로웠습니다.
그런데 과거처럼 제국주의적 야욕이 아니라 상당히 건강한 방향으로 관심을 쏟고 있습니다. 라틴아메리카 고유의 문화에 대해서도 매우 긍정적으로 묘사하고, 또 라틴아메리카에 건강한 민주주의와 활력있는 경제가 발전해야 한다는 투의 기사가 많습니다.
El Pais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칼럼은 El español no es de los españoles(스페인어는 스페인만의 것이 아니다)라는 제목의 칼럼이었는데요... 대략적인 내용은 스페인은 “올바른” 스페인어에 대한 독점적인 권한이나 지위를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각 나라마다 각자의 고유한 역사를 통해 스페인어를 발전시켰고 그렇기 때문에 스페인어가 더욱 풍요로워지고 아름다워졌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칼럼에서도 라틴아메리카를 지칭할 때 nuestros hermanos (우리 형제들) 이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하는데, 이것도 특이하다면 특이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 외에도 실제로 스페인은 다양한 활동을 통해 라틴아메리카와 연대하고 있는데, 프랑스의 프랑코포니처럼 국제적인 스페인어 기구를 운영하고 있으며, 절대적 금액은 미국이나 중국에 비해서 뒤지지만 국가예산 비중으로는 그 어떤 나라보다도 라틴아메리카에 많이 투자하고 또 원조를 하고 있습니다. 학술교류나 교환학생등 또한 활발히 후원하고 있으며 스페인어권이라는 이름을 묶이는 다양한 문화활동을 지원하고 있죠.
이 때문에 스페인은 자국의 객관적 국력 이상으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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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 마드리드 회장 플로렌티노 페레즈가 경영하는 ACS도 남미 시장을 발판으로 세계 1위 건설회사로 성장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