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외쳤던 ‘일자리 정부’ 무색사업소득 5.1% 줄어...역대 최대 감소폭2차 재난지원금 지급에 공적이전소득 23% 폭증 기재부 "이전소득 덕에 소득 늘었다"며 자평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주창했던 소득주도성장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민간 경제활동을 통한 소득이 줄어드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지급한 각종 수당과 지원금으로 소득 증가를 떠받쳤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지출은 줄었다. 지원금을 뿌렸지만 소득 상위 20%와 하위 20%의 격차는 더 벌어졌다. 문 정부의 임기가 지날 수록 소득주도성장의 민낯이 드러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11월 코로나19 재확산 당시 텅 빈 홍대 거리./연합뉴스◇근로·사업소득 사상 첫 3개 분기 연속 동시 감소 통계청이 18일 발표한 2020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가계 소득 가운데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이 각각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5%, 5.1%씩 감소했다.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이 한꺼번에 감소한 것은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후 지난해 2분기가 처음이었다. 근로소득과 사업소득 동시 감소는 2분기부터 4분기까지 3개 분기 연속 이어지고 있다. 사업소득은 역대 최악의 감소폭을 기록했다. 코로나19로 대면서비스업이나 기타 개인서비스 중심으로 매출이 줄어든 영향이다. 소득 상위 20%인 소득 5분위의 사업소득은 8.9% 감소해 4분기 기준 역대 최악의 성적을 냈다. 소득 3분위와 4분위도 사업소득이 각각 5.7%, 5.1% 줄었다. 소득 하위 20%인 1분위는 사업소득이 6.2% 증가했다. 반면 근로소득의 경우 소득 1분위는 소득이 13.2% 줄었다. 1분위 근로소득 감소폭은 지난 2018년 4분기 당시 36.8% 감소한 이래 가장 많았다. 문재인 정부가 ‘일자리 정부’를 표방해온 것이 무색하게 1분위의 근로소득은 지난해 1분기 -3.3%, 2분기 -18.0%, 3분기 -10.7% 등 작년 내내 줄었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일자리에서 근무할 확률이 높은 5분위는 전 계층에서 유일하게 근로소득이 1.8% 늘어났다. 정동명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근로소득 감소는 고용 상황이 좋지 않아 취업자 수가 줄어든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정부 "이전소득 덕에 소득 늘었다" 자화자찬기재부는 이날 관계장관회의(녹실회의) 관련 보도자료를 통해 "코로나19로 인한 자영업자 등 피해영향으로 사업소득이 감소했지만, 정부로부터 이전소득이 크게 늘어 총소득이 증가했다"며 "4차 추가경정예산 등 정부의 적극적 지원으로 코로나19 피해계층의 어려움을 보완하면서 분배 악화를 완화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자평했다.전체적인 가계소득은 516만1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했다. 근로소득(-0.5%)과 사업소득(-5.1%)이 동시에 줄었는데, 정부가 무상으로 돈을 주는 이전소득이 25.1%로 급증하면서 감소분을 상쇄했다. 이전소득은 생산활동에 공헌한 대가로 지불된 소득이 아니라 정부 또는 비영리단체, 다른 가구가 반대급부 없이 무상으로 지불하는 소득이다. 이전소득 가운데 공적이전소득, 사적이전소득이 각각 22.7%, 30.0% 증가했다. 소득주도성장을 주창했던 정부에서, 경제활동을 통한 소득 증가가 아닌 정부에서 지급하는 각종 수당을 통해 가계 경제가 유지됐던 것이다. 정 국장은 "2차 재난지원금 지급 등 공적 이전소득이 모든 계층의 가구 소득을 떠받쳤다"고 설명했다. 세금으로 마련한 재정이 경제를 떠받쳤다는 이야기다. 이런 상황에서 분배는 지속적으로 악화하는 추세였다. 소득 분배 수준을 보여주는 ‘분기별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5분위 배율)’은 2019년 4분기 4.64에서 지난해 4분기 4.72으로 0.08배P(포인트) 악화했다. 정부가 시장을 활성화해 저소득층 소득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세금을 통해 인위적으로 높이려고 한 점이 한계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가 이전소득을 통해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을 보전해줬지만, 가계 지출은 오히려 쪼그라들었다. 평균소비성향은 69.6%로 전년 동기 대비 1.7%P 하락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처분가능소득은 증가했는데 소비지출이 줄었다. 1~5까지 모든 소득 분위에서 평균소비성향이 떨어졌다. 성명재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 활성화를 통해 민간에서 분배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하는데, 민간 경제는 살리지 못하고 세금을 통한 재분배가 일어나고 있다"면서 "사후적 복지보다 예방적 복지가 효과적이고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세종=이민아 기자 wow@chosunbiz.com]▶네이버에서 '명품 경제뉴스' 조선비즈를 구독하세요▶"방송 인재 모셔라"… 유튜브에 빠진 미래에셋 회장▶서울 자사고 운명 판가름… 오늘 배재고·세화고 1심저작권자 ⓒ 조선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