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교육을 한마디로 뭐라고 얘기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한마디로 딱 잘라 말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천의 얼굴을 가졌다고나 할까.
"정답이 없는 게 미국 교육"이라고 말할 수 밖에 없다.
미국에 처음 오면 느끼는 게 우선 미국 학교만이 갖고 있는 낯선 풍경과 규정들이다.
미국 교욱의 실체를 파악하는데 오랜 시간을 허비하게 된다.
미국 교육에 대해 알려면 미국 문화와 미국인들의 정체성부터 알아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몇가지 예를 들어보자.
등.하교길 노란색 스쿨버스가 정차해 있다면 인근의 모든 승용차들이 '꼼짝마(Freeze)' 자세로 스톱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스쿨버스 뒷차 뿐 아니고 맞은 편 차선의 차들까지도 모두 제자리에 서야 한다. 바로 학생들의 보행안전 때문이다. 혹시라도 버스에서 내려 길을 건너는 학생들이 위험할 수 있기에 취해지는 조치다. 그 규정을 몰라 엉겁결에 정차한 스쿨버스를 추월했을 경우 누구라도 몇 백달러에 달하는 엄청난 벌금과 최악의 벌점을 각오해야 한다.
또 한가지, 자녀가 좀 똑똑하다는 소리를 듣는 가정에는 영재 학급이나 영재 프로그램에 왜 보내지 않느냐는 편지가 학교 당국으로부터 자주 날아든다. 그저 칭찬을 입버릇처럼 하는 미국인들의 사고 방식 때문인가? 부모도 잘 모르는 사실을 왜 학교가 나서 이렇게 호들갑일까? 이 물음은 미국의
'똑똑한 아이는 더 가르치자'는 주의를 이해하게 되면 자연히 풀리게 된다.
미국 학생들은 한번 시험을 망쳤더라도 추가로 점수를 올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는다.
고등학교에선 그리 많지 않지만 초.중학교에서는 과제물을 더 내줘 엑스트라 크레딧(Extra credit)을 주는 것이 상례다. 또 고등학생이 수강하려는 과목이 학교에 없을 때는 인근 대학에 등록해 독자적으로 학점을 이수할 수도 있다. 이처럼
하려고 하는 아이들에게는 이중 삼중으로 기회를 부여하는 게 미국 교육이다.
미국에서는 방과후 집에서 혼자 지내는 아이들을 일명 '열쇠아동(latchkey kids)' 이라고 부른다.
많은 주들은 8세 이하의 아동을 보호자 없이 혼자 두는 것을 법으로 금하고 있다.
12세 미만 아이가 3시간 이상 혼자 있을 경우 아동보호국에 신고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학부모들의 학교 참여도를 살펴보자.
학부모들은 PTA(사친회 또는 학부모모임)라는 모임을 통해 학교 봉사에 적극 나서는 한편 기금을 모아 학교 재정을 돕는다. 학내 괴롭힘, 약물중독 등 학내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어떤 때는 교사를 직접 선택하는 월권을 발휘하기도 하다.
이 밖에
'경쟁이 심하지 않다' '학교 규칙을 잘 지킨다' '다문화(Multi culture)를 추구한다' 등도 미국 교육의 단면을 비추는 말들이다.
결론적으로
미국교육은 미국문화와 정서, 철학, 정치, 미국인들의 삶이 한데 어우러져 파생된 복합적인 개념이다.
'
다양하다'는 말은 답이 없다는 말과 통한다.
그나마 큰 줄기를 잡아 미국 교육을 정의해본다면
다양성(Diversity)과 능력별수업(Ability grouping)이라고 말하고 싶다.
Tip: 미국이 '입시광기'가 없는 이유
대학이 워낙 많아 선택의 폭이 한없이 넓다.
4년제 2년제 포함해 4천여개의 대학이 있다.
중요한 것은 '선택'이다.
어떤 분야를 좋아하고 어떤 목표로 삶을 살아갈건지, 그 선택이 중요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