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자 힘든 중소캐피탈사, 영업 축소 불가피[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캐피탈 등 여신전문기업(대출전문기업)들의 레버리지 한도가 단계적으로 축소되면서 중소 캐피탈사들을 중심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25년까지 단계적으로 레버리지 한도가 줄어들지만 영업 축소를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2월 4일 ‘금융산업국 업무계획’을 통해 여신전문기업들의 레버리지(총자산/자기자본) 한도를 8배 이하로 줄인다고 발표했다. 현재 레버리지 한도는 카드사가 8배, 비(非)카드사가 10배인데, 이를 동일하게 8배로 맞춘다는 얘기다. 금융당국은 여신전문기업들이 받을 직접적인 충격을 고려해 2025년까지 단계적으로 레버리지 한도 인하를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자료 : 한국신용평가8일 업계에 따르면 레버리지 한도 축소를 놓고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의 분위기가 엇갈리고 있다. KB캐피탈, 신한캐피탈처럼 금융지주 등으로부터 증자를 받을 수 있는 대형사는 여유로운 모습이지만 중소형 캐피탈사들은 영업 축소를 고려해야할 상황이다. 여기서 레버리지는 자기자본금 대비 총자산을 뜻한다. 총자산은 대부분 대출 자산이다. 따라서 레버리지 비율을 줄인다는 뜻은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해 대출을 내주는 규모 자체를 줄인다는 얘기다. 대형 캐피탈사는 자본금 규모를 늘려 대출 자산을 유지할 수 있다. 모회사인 금융지주사가 자본금 출자를 하는 식이다. 신용평가사 한국신용평가도 보고서를 통해 ‘대형사들의 재무 안정성이 중장기적으로 높아진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했다. 그러나 중소형 캐피탈사는 증자가 어려운 상황이다. 추가투자를 받을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본 증자가 어렵다면 영업자산을 줄여 레버리지 비율을 맞춰야 한다는 뜻”이라면서 “영업을 보수적으로 하게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영업이 줄면 수익이 감소하게 되고 이는 중소 캐피탈사의 신용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면서 “신용도가 떨어지게 되면 조달 금리는 높아지지 않겠는가”라고 예상했다. 이런 상황에서 캐피탈사들이 받을 수 있는 법정금리는 20% 이내가 된다. 중소 캐피탈사 입장에서는 조달금리는 올라가고 대출금리는 떨어지는 셈이다. 영업 규모까지 축소해야 한다.업계 관계자는 “그나마 중소 캐피탈사들의 레버리지 비율이 8배 이하인 경우가 많고, 레버리지 한도 인하 시점도 2025년까지란 게 다행”이라면서도 “신용평가나 대출 사업에서 불리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김유성 (kys401@edaily.co.kr)▶ #24시간 빠른 #미리보는 뉴스 #eNews+▶ 네이버에서 '이데일리 뉴스'를 만나보세요▶ 빡침해소, 청춘뉘우스 '스냅타임'<ⓒ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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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HB 구매처 작품의1년만에 뒤바뀐 민심…내년 3월 대선 안갯속으로국민의힘 지지 아닌 민주당에 강한 ‘경고’로 봐야이재명-윤석열 ‘양강 구도’…이낙연 대신 정세균? 한겨레TV4.7 재보궐선거가 서울·부산 시장을 국민의힘이 승리하는 것으로 끝이 났습니다. 투표 전 여론조사에서 예상했듯이 서울에선 오세훈 후보가, 부산에선 박형준 후보가 큰 표차로 당선됐습니다. 오세훈 후보는 내곡동 거짓말 논란으로, 박형준 후보는 엘시티 논란으로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선거 판세엔 별다른 영향을 주지는 못했습니다.이유는 간단합니다. 이번 선거는 문재인 정부 4년을 평가하는 심판 투표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중요한 건 문재인 정부에 대한 평가지, 국민의힘 후보가 얼마나 자격이 있는지는 유권자들의 관심 밖에 있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원래 선거의 본질이 그렇습니다. 선거란 기본적으로 현 정권의 공과를 평가하는 자리지 야당을 평가하는 자리가 아니란 뜻입니다.‘샤이 진보’란 신조어로 스스로 ‘명분 없음’ 인정한 여당 저는 이번 선거를 보면서, 격세지감을 느꼈습니다. ‘샤이 진보’란 말이 그런 부분 중 하나입니다. ‘샤이 보수’는 많이 들어봤어도 샤이 진보는 이번엔 처음 들었습니다. 그것도 다른 사람이 아닌 더불어민주당 스스로 그런 단어를 사용하는 걸 보고는, 참 급해도 어지간히 급했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1990년 무렵부터 정치부 기자를 했는데, 샤이 보수란 단어는 아니지만 그런 비슷한 용어는 그때부터 썼던 거 같습니다. 1987년 대통령선거에서 노태우 민정당 후보가 당선됐습니다. 6월 항쟁이라는 엄청난 국민의 민주화시위에 밀려서 직선제 개헌을 하고, 그 직선제에 의해 치러진 선거였습니다. 당연히 민주화를 주창했던 야당 후보, 김대중 또는 김영삼 후보가 당선되는 게 분위기에 맞는데, 결과는 예상밖으로 군부 출신의 노태우 후보가 또 당선되고 민정당 정권이 연장되는 걸로 나왔습니다. 물론 양김씨가 갈라섰기 때문에 그렇게 된 거긴 합니다. 하지만 어쨌든 선거 끝난 뒤 주변에서 노태우 후보 찍었다는 사람을 본 기억이 없습니다. 그때 노 후보가 37%를 얻었는데, 세 명 중 한명은 노태우를 찍었다는 얘긴데, 거리에서 아무나 붙잡고 물어봐도 노태우를 찍은 사람은 보기 어려웠습니다. 군부 출신이고 쿠데타 주역이었던 사람을 찍을 명분이 없으니, 투표장에선 찍었더라도 나와서는 지지자들이 그걸 숨긴 겁니다. 이게 요즘 말하는 샤이 보수의 시초일 겁니다. 부끄러운 투표인 셈이지요. 그 후로 오랫동안 샤이 보수란 말은 선거 기사에 종종 등장했고, 정치권에선 거의 공식적으로 샤이 보수가 3~5% 정도 있다는 게 정설로 돌아다녔습니다.그러니 샤이 보수든 샤이 진보든, 그런 말이 떠돈다는 건 보수 또는 진보 진영이 명분이 약한 선거를 하고 있다는 징표입니다. 결국 샤이 진보를 기대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는 참패를 하고 말았습니다. ‘미워도 다시 한번’ 민주당을 찍겠다는 사람들이 이번엔 없었다는 얘기죠.4·7 재보궐선거에서 서울시장 당선이 확실해진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8일 자정께 서울 여의도 당사 개표상황실에서 김종인 비대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함께 박수를 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예상보다 큰 격차, 대선 앞둔 민주당에 ‘강한 경고’로 봐야저는 이것이 내년 대선과 관련해서 특히 눈여겨봐야 할 지점이라고 봅니다. 여론조사에서 박영선-오세훈 두 후보 격차는 거의 20%포인트에 달했습니다. 그런데 이 격차가 조금도 줄지 않고 그대로 투표결과로 이어졌습니다. 대개의 경우, 여론조사에서 격차가 벌어지더라도 실제 투표에선 그 격차가 줄어듭니다. 너무 격차가 벌어지면 안 된다는 생각에서 양쪽 지지자들 사이엔 견제 심리가 발동하기 마련이죠.그런데 이번엔 그런 게 없었습니다. 어쨌든 이번엔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에 강한 회초리를 때려야 한다고 유권자들이 생각했고,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이런 게 필요하다는 정서가 퍼져 있었다는 겁니다. 그만큼 지금 정부의 방향에 대한 불만이 켜켜이 쌓인 상태라고 봐야겠죠. 그것이 엘에이치 사태를 계기로 폭발한 겁니다. 이번 보궐선거 결과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마지막 경고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던진 걸로 봐야 합니다. 여기서 변하지 않으면 내년 3월 대선에선 훨씬 더 심각한 민심의 큰 너울이 기다리고 있다는 걸 깨달아야 합니다.자, 그러면 내년 대선을 어떻게 될까요? 이번 선거가 내년 대선의 예고편일까요. 저는 꼭 그렇게 보지는 않습니다. 다만 민주당이 당연히 이길 거로 예상했던 내년 대선이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안갯속으로 들어가는 건 맞습니다. 이제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똑같은 출발선에 다시 섰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총선에서 민주당이 압승한 걸 생각하면, 이것만도 엄청난 변화입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일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1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부친을 부축하며 나오면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공동취재사진‘윤석열 지지율’ 쉽게 빠지지 않는다변수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국민의힘 압승엔 윤석열씨의 역할이 컸음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윤석열씨가 3월에 검찰총장을 물러나서 정치권 진출을 가시화하지 않았다면, 국민의힘이 이렇게까지 높은 지지를 받긴 어려웠을 겁니다. 지리멸렬하던 야권에 윤석열이란 뚜렷한 대선 주자가 떠오르면서, 서울시장 선거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게 된 겁니다. 이제 윤석열 전 총장의 지지율은 더 상승하거나, 최소한 쉽게 빠지진 않을 겁니다. 장모의 ‘부동산 투기 의혹’ 등 약점은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야권엔 이제 대선의 희망이 분명히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윤석열이든 또는 윤석열을 잡는 그 누구든, 내년 대선에서 매우 유력한 후보로 떠오를 게 분명합니다. 안철수 전 의원,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제주지사에게도 기회는 열려 있습니다.둘째, 그럼 민주당의 상황은 어떻게 될까요? 이재명 경기지사의 독주 체제가 더 굳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권에선 이재명, 야권에선 윤석열, 이런 양자 구도입니다. 이재명 지사는 문재인 정부와는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있습니다. 그게 보궐선거 참패에도 불구하고 지지율을 유지하는 배경이 될 겁니다. 이낙연 전 대표는 매우 어려운 처지가 됐습니다. 이미 기세가 꺾인 데다가, 당대표 시절 무리하게 당헌·당규를 개정해 서울·부산 시장 후보를 냈다가 참패를 했으니 그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합니다. 오히려 당내 관심은 정세균 총리가 경선에 언제 뛰어들지에 쏠릴 거 같습니다. 이재명 지사가 우세하지만, 경선은 상대가 있는 법입니다. 누군가는 이재명의 대항마로 경선에 뛰어들 테고 그건 이낙연 전 대표보다는 정세균 총리나 또다른 제3의 후보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세번째로 대선에 영향을 끼칠 중요한 요인은 민주당과 국민의힘 어느 쪽이 과감하게 변신하느냐 여부입니다. 그렇게 바뀌어서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김종인 비대위원장 주도로 여러 변화를 모색했고 이런 부분들이 일정 정도 성과를 거뒀습니다. 그러나 부족합니다. 이번 선거 결과를 국민의힘에 대한 지지로 오판해선 안 됩니다. 이번 선거는 말 그대로 철저히 ‘정권 심판’ 선거였습니다. 선거에 크게 이긴 만큼, 유권자들은 국민의힘에 더 엄격한 잣대를 이제 들이댈 겁니다. 2일 경기도청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와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이 ‘공정한 청렴사회 구현과 국민권익 증진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국민 여러분,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정말 어려운 처지에 놓인 건 민주당입니다. ‘LH 사태’로 폭발한 부동산 민심에 더해, 민주당 역시 기득권이고 ‘내로남불’이라는 덫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면, 내년 대선도 쉽지 않습니다. 이걸 끊으려면, 자꾸 국민의힘과 비교하지 말고, 국민의힘보다는 내가 깨끗하다고 말하지 말고, 스스로 모든 걸 투명하게 내보이고 잘못된 부분은 과감하게 쳐내야 합니다. 선거기간에 김영춘 부산시장 후보는 지난 20년간 부동산 거래 내역을 자진해서 공개했습니다. 민주당 국회의원들은 10년간의 기록이라도 왜 스스로 공개하지 못합니까? 말로만 공직자 부동산투기 엄벌을 외치지만 실제로 행동하는 건 없다고, 그러니 더 밉다는 게 보궐선거의 표심입니다.2002년 대선 때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가 TV 토론에서 해서 유명해진 말이 있습니다. 아마 기억하실 겁니다. “국민 여러분,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 문재인 정부는 앞으로 1년간 국민 삶이 나아지는 데만 모든 노력을 쏟아야 합니다. 국민은 부동산값 폭등과 LH 사태를 보면서, 정권이 바뀌어도 해먹을 놈은 다 해먹고 자산 격차는 더 심해진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런 국민의 강렬한 요구가 이번 보궐선거의 표심이라고 봅니다. 정부·여당이 어떻게 대응해 나갈지 같이 한번 지켜보겠습니다.기획·출연 박찬수 선임논설위원 pcs@hani.co.kr연출·편집 조소영 PD azuri@hani.co.kr▶더불어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언론, 한겨레 구독하세요!▶esc 기사 보기▶4.7 재·보궐선거 기사 보기[ⓒ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