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김현자 씨(45)는 최근 본인과 남편이 최신 스마트폰으로 바꾸면서 집에서 놀고 있던 중고 스마트폰과 피처폰을 집 근처 우체국에 가져다주고 총 30만원이 넘는 보상금을 받았다. 평소 중고폰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몰라 고민하던 차에 이달 1일부터 전국 모든 우체국에서 중고폰을 매입한다는 소식을 접한 것. 덕분에 최신형 스마트폰을 구입하며 30만원가량을 절약했다.
개인거래 중심이던 중고폰 매매가 하나의 산업으로 확대되며 중고폰을 보다 쉽게 내다팔 수 있는 온라인 공간 사이트에도 폰테크사이트가 많이 있습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우체국을 포함해 중고폰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업체들이 수십 개 가까이 생기며 중고폰테크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LG유플러스도 정부로부터 불법 보조금적 요소가 있다며 철퇴를 맞았던 중고폰선보상 제도를 정비해 새롭게 선보이는 등 이런 흐름에 합류했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전 중고폰 거래는 대부분 불법 보조금을 통해 거의 공짜로 구입한 최신 스마트폰을 비싼 값에 되팔아 수익을 남기는 폰 재테크 수단으로 사용됐다. 하지만 지난해 10월부터 시행된 단통법으로 불법 보조금이 거의 사라지면서 시장 변화가 감지됐다. 중고 스마트폰을 되팔아 조금이라도 싼값에 휴대폰을 구입하려는 소비자가 늘어났다. 문제는 스마트폰을 내다팔 중개업체나 유통구조가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것.
하지만 올해 들어 우체국을 비롯해 중고폰을 전문으로 다루는 업체가 하나둘씩 생겨나기 시작했다. 현재 중고폰을 취급하는 업체만 여러 곳으로 오프라인 매장이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중고폰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우체국은 지난 1월 시범운영을 시작한 이후 4월 말까지 10만여 대 휴대폰을 매입했다.
중고폰 전문업체 착한텔레콤은 최근 전국 127개 폰테크 매장에 중고폰 매입 자판기를 도입하고 우체국보다 2만~7만원 비싼 가격에 매입하는 등 적극적으로 영업에 나서는 기업도 나타났다.
중고폰 전문업체가 매입한 휴대폰은 해외로 직수출되거나 국내 시장으로 재유통된다. 특히 과거 대부분이 수출된 것과 달리 최근엔 국내 시장으로 재유통되는 비중이 늘고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단통법 시행 후 신규 단말기 구입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가 저렴하면서도 좋은 성능의 중고폰을 선택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