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굳어서 공부 못 하겠다는 당신을 위한 과학적 잔소리, 뇌 과학자 이시형 박사가 전한다. 공부 호르몬 ‘세로토닌’이 펑펑 쏟아지는 공부하는 어른을 위한 뇌 훈련법.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시켜라
세 로토닌은 공부하는 데 최적의 뇌 컨디션을 만들어주는 호르몬으로 이른바 공부 호르몬이라고도 한다. 공부를 잘하고 싶다면 세로토닌 수치를 높이는 것이 관건이다. 세로토닌은 생명을 위한 리듬 운동, 즉 씹고, 걷고, 심호흡하고 사랑하고, 함께할 때 분비된다. 오늘부터 좋은 음식을 잘 씹어서 먹는 습관을 들여라. 많이 씹을수록 세로토닌은 잘 분비된다. 정 씹을 게 없다면 껌이라도 씹어라. 또한 아랫배로 하는 깊은 호흡을 하라. 계단을 오르내리는 등 평소 몸을 움직여 깊은 호흡을 하게 만드는 것도 방법이다. 많이 걷는 것도 중요하니 차 없이 즐겁게 걸어다녀보자. 인간 관계도 중요하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자주 어우러져 지내고 많이 사랑하라. 공부 호르몬, 세로토닌이 펑펑 쏟아진다.
그날의 목표를 정하라
내 게 맞는 곳에서 공부할 책을 펼치고, 음악을 틀고 싶다면 자주 듣거나 아주 좋아하는 음악은 피하라. 가사를 흥얼거리다 보면 그 음악과 관련된 기억이 떠올라 집중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조명은 방 전체는 간접 조명으로 훤히 밝히고 책상 위는 초점 조명, 스탠드로 밝히자. 각성과 집중이 동시에 일어난다. 환경이 조성되었으면 크게 심호흡을 해보자. 딱 1분만 심호흡을 해도 뇌는 충분히 공부할 준비를 한다. 이제 책을 펴고 오늘의 목표를 정하라. 구체적인 목표를 정하면 뇌가 의지를 따라줄 것이다.
잠시 쉴 때도 계속 공부 생각을 하라
공 부는 집중될 때까지만 하라. 집중력이 흐트러지고 완전히 하기 싫어지는 상황이 올 때까지 버티지 말고 바로 펜을 놓고 일어서야 한다. 물을 한잔 마시거나 창문을 열고 바깥 공기를 쐬는 것도 좋다. 하품이나 기지개, 가벼운 스트레칭, 그저 자리에서 일어나 잠시 서 있는 것조차 이 순간에 도움이 된다. 정 피곤하면 5분 정도 대자로 누워라. 눕는 것은 최고의 피로회복제다. 하지만 어떤 휴식을 취하든 아예 공부를 덮어버려선 안 된다. 아주 밖으로 나가지 말고 공부하던 곳 근처에서 맴돌아야 하며 잠시 쉬는 시간에도 모든 생각이 공부에 푹 빠져 있어야 한다.
30분 안에 승부를 걸어라
재 미있는 영화도 90분을 넘기면 슬슬 집중이 흐트러진다. 이것은 뇌의 생리적인 한계다. 이 한계를 극복하려고 해봐야 소용없다. 사람은 하기 싫은 마음이 들면 노르아드레날린을 분비하는데 이 호르몬이 분비되면 공부는 끝장이다. 짜증이 나고 공부하기 싫은 마음만 가중된다. 세로토닌이 가장 왕성하게 분비되는 시간은 20~30분. 이때 집중력이 최고조에 달한다. 뇌 과학이 증명하는 승부의 30분. 우리는 이때를 노려야 한다. 기억하라. 창조적 사고는 30분 안에 끝내야 하며 초집중을 위해 1시간 또는 30분 단위로 공부하고 5분 휴식을 취하는 리듬이 효율적이다. 10분 이상은 쉬지 마라. 10분이 넘으면 뇌 회로 활성도가 차츰 떨어진다. 이 회로를 다시 작동시키려면 시간이 걸린다.
딱 3일씩 열 번만 반복하라
작 심삼일. 이건 속담이 아니라 과학이다. 이를 뇌 과학으로 증명해주는 게 부신 피질의 방어 호르몬이다. 약 72시간 심신의 피곤을 덜어주고 하기 싫은 일도 얼마간은 참고 할 수 있도록 몸을 조절해주는 호르몬이다. 이 호르몬을 역으로 이용해보자. 아무리 싫어도 일단 참고 딱 3일만 공부해보자. 부신 피질 방어 호르몬은 아무리 싫은 일도 스트레스도 3일은 참고 견딜 수 있게 해준다.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 일이 재미있고 즐겁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또 3일, 이제 처음처럼 힘들지는 않다. 뇌는 좋은 것을 좋아하는 습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열 번만 해보자. 그 싫던 공부가 거짓말처럼 습관이 된다. 드디어 공부가 몸에 배는 것이다. 이것은 뇌 과학의 실험적 결론이다.
가끔은 멍청한 상태로 있어라
잠 을 자는 사이, 특히 꿈꾸는 동안의 수면이 낮 동안의 기억을 정리, 요약하는 기능을 한다는 사실을 최근 뇌 과학 연구가 밝히고 있다. 잠시의 휴식, 멍청한 상태가 되는 것도 좋다. 무심히 걷는 산책, 낮잠 등 일단 일에서 떨어져야 의식적 억제가 풀리면서 잠재 의식이 자유로이 기능할 수 있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아무 일도 않고 멍청히 있는다고 갑자기 아이디어가 떠오르지는 않는다. 생각에 생각을 더하고 치열한 자기와의 싸움 끝에야 찾아오는 행운이다.
6시간을 자고 낮에 토막잠을 자라
뇌 과학에서 추천하는 가장 간단하고 효율적인 시간 창출 방법은 아침잠을 줄이는 것이다. 초저녁 잠은 깊은 수면을 취하게 되는 ‘의무적인 수면’인 데 반해 2시간 정도의 새벽잠은 질적으로 불량한, 안 자도 그만인 ‘장식용 수면’이기 때문이다. 수면학계의 보고에 의하면 6시간만 자도 생리적으로는 전혀 문제가 없다. 성공하고 싶다면 아침잠 2시간을 줄이고 6시간만 자라. 이른 기상으로 피곤이 온다면 점심 식사 후 15~20분 정도 낮잠을 자도록 한다. 실제로 성공한 사람들의 대부분이 아침형 인간이자 토막잠의 달인들이다.
생각났을 때 바로 시작하라
안 하던 공부를 한다는 건 변화를 의미한다. 동물의 뇌인 변연계는 변화를 싫어한다. 대뇌 신피질은 공부해야 한다, 습관을 바꿔야 한다고 독려하지만 동물적인 변연계가 반발한다. 새로운 변화는 언제나 두려움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거창한 공부 계획일수록 변연계의 두려움은 커진다. 고로 작은 계획으로 시작해야 변연계의 반발을 막을 수 있다. 또는 아주 작은 계획이라고 변연계를 속여야 한다. 변연계가 반응하기 전에 바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바로 시작해야 하는 것도 이런 원리다. 할까 말까 망설이다 보면 예기 불안이 증폭되어 책상으로 가게 되지 않는다. 싫다 좋다 생각할 겨를도 없이 바로 시작해야 변연계의 불안 공포 반응을 예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