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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도 어릴 땐 '사고뭉치'

글쓴이 코포에듀 등록일 10-04-26 08:31
조회 6,895
 아버지 게이츠가 말하는 아들 빌의 소년시절 모습은 그야말로 악동 그 자체였다. 지적 호기심이 왕성해진 열한 살 때부터 부모에게 맞서는 아들의 말썽은 점점 심해졌다. 방은 엉망진창이 되기 일쑤였고,식사 시간도 제대로 지키지 않았으며 연필 뒤꼭지를 씹어대 항상 어머니 메리 여사에게 꾸중을 들었다. 빌이 열두 살이었던 어느날 저녁 아버지는 저녁 식사를 하다가 어머니와 말다툼을 벌이던 아들의 얼굴에 찬물 한 컵을 끼얹어 버렸다. 그러나 아들은 "샤워시켜줘서 고맙네요"라고 비아냥거릴 뿐이었다.

 보다 못한 부모는 결국 아들을 교육 상담가에게 데려 갔고,돌아온 처방은 "자식 이기는 부모 없으니 아들 하고 싶은 대로 내버려 두라"는 것이었다. 이후 아버지는 아들에게 거의 무제한적인 자유를 주면서 간섭을 최대한 피했다. 물론 거기엔 세심한 관찰과 조언이 든든한 뒷받침이 됐다. 아버지는 열세 살된 아들을 자율적 교육을 강조하는 사립학교로 전학시키고,앉은 자리에서 백과사전 한 권을 다 읽어치우는 아들이 읽고 싶어하는 책이라면 뭐든지 사줬다. 아들이 하버드대를 중퇴하고 MS를 설립하기 위해 뉴멕시코주로 옮겨갈 때도 묵묵히 그 뜻을 받아들여줬다.

 세계 최고의 부호이자 자선사업가인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의 어린시절은 아버지 빌 게이츠 시니어(83)가 펴내는  '삶의 진실(Showing Up for Life)'에 등장한다. 4월 28일 출간되는 이 책은 아들 빌과 두 딸 등 세 자녀를 키워온 이야기를 담은 자서전이다.

 아버지 게이츠는 시애틀의 변호사 출신으로 현재 아들이 세운 자선단체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재단'의 공동 회장이다. 지난 24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미국 인터넷 블로그매체 허핑턴포스트를 통해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아들의 어린시절 이야기를 담담히 풀어놓았다.

 빌을 자선사업가의 길로 이끈 것도 아버지 게이츠와 어머니 메리 여사였다. 메리 여사는 아들이 자선사업에 나서주길 원했지만 MS 경영만으로도 벅찼던 빌은 선뜻 뛰어들지 못했다. 여기저기서 자선 요청이 왔지만 그저 '은퇴하거나 60세가 넘으면 고려해보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메리 여사가 1994년 암으로 세상을 떠나고,이후 6개월 뒤 아버지가 다시 자선사업을 제안하자 아들은 마음을 바꿔 1억달러로 자선재단을 만들었다. 현재 300억달러의 기금을 갖춘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의 시작이었다.

 아버지는 "내 집에서 내 음식을 먹고 내 이름을 사용하며 자라나면서 막무가내로 대들기 좋아하던 어린 아이가 훗날 날 고용하는 사람이 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않았다"며 "우리 가족의 이야기가 다른 가족들에게 또 다른 꿈과 희망을 줄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