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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주의 엄마표 영어공부론

글쓴이 코포에듀 등록일 10-05-02 20:32
조회 7,731


한국말 섞어 설명해줘야…



영어를 잘 구사하는 아이들이 많다. 김재윤(12·부천 계남초 5)·혜윤(10·계남초3) 남매도 둘째 가라면 서럽다. 미국 초등학생들이 보는 이야기책을 술술 읽고, 영화를 보다 자막 번역의 오류를 잡아내기도 한다. 오빠는 초등학생용 PELT 급수를 다 뗀 뒤 성인용 시험으로 넘어갔고, 동생도 최근 PELT 1급(초등 5~6학년 수준)을 땄다.



이 남매는 취학 전까지 철저히 집에서 영어의 기초를 다졌다. 어머니 서현주(37)씨는 엄마들 사이에 ‘소문난’ 영어 전문가다. 전업주부였던 그는 지난 1998년부터 인터넷 통신을 활용해 ‘돈 안 들이는 엄마표 영어’로 필명을 날리다 지난 2000년부터 유아영어교육 사이트 ‘쑥쑥닷컴(www.suksuk.com)’ 대표를 맡고 있다. 그가 10년 넘게 시행착오를 겪으며 쌓은 영어교육의 노하우를 들려줬다.



■ 영어 동화책이 최고



재윤이와 혜윤이가 어릴 때 사거나 빌려본 영어동화책은 200권 정도. 서씨는 첫 아이 태교 때부터 영어 방송을 듣고 동화책을 읽기 시작했다. 아기들을 안고 영어 그림책을 보며 한국말로 설명을 해줬다. 그는 비디오나 오디오보다 동화책의 효과가 가장 크다고 말한다.



“어릴 때 외국에서 살다 온 아이들이 조금 커서 ‘영어 다 까먹었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어요. 듣고 말하기로 시작하는 건 좋지만, 문자언어가 머리에 더 오래 남는대요. 글자와 그림을 함께 보여주는 게 좋아요.”



서씨는 “영어만 계속 읊거나 직역을 해주는 것보다는 자연스럽게 영어와 한국어를 섞어 놀듯이 읽는 게 좋다”며 “부모의 발음이 안 좋아도 상관 없다”고 말한다. 정해진 권수나 시간이란 없다. 아이의 요청에 따라 반복해 읽어주는 등 책에 재미를 느낄 정도면 된다고 한다.


■ “엄마, ‘brain freeze’가 뭔지 알아? 차가운 음식을 먹고 오싹한 걸 말한대요. 우리 말로 뭐라고 하면 좋지?”


“글쎄, ‘뼛속까지 시리다’는 말이 있긴 한데….”



외국에 살아본 적 없는 남매의 영어는 꽤 수준급이다. 외국인 친구에게 영어로 게임을 가르쳐주고 편지를 쓴다. 이야기책인 챕터북(chapter book) ‘나니아 연대기’ ‘찰리와 초콜렛 공장’ 등을 재미있게 읽는다. 미국 방송을 보며 미국 어린이들이 쓰는 속어에 귀를 쫑긋 세우고, 신조어의 뜻을 엄마에게 묻는다.



혜윤이는 “외국 아이들과 이야기 해보면 우리 나라 친구들과 관심사가 비슷하다. 생긴 건 다른데 참 신기하다”고 한다. 재윤이는 “인터넷에서 외국 사이트를 서핑하고 영어로 된 자료를 검색할 수 있어 편하다”고 말한다. 서현주씨는 “아이들과 영어를 하는 목적에 대해 자연스럽게 얘기를 나누는 게 좋다”며 “외국인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영어를 편한 도구로 사용할 수 있게 만드는 정도면 충분하다”고 조언한다.



■ 늦게 시작하는 것도 방법



영어사이트를 운영하며 항상 엄마들의 동향을 체크하는 서씨는 “요즘 엄마들 중에는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 일부러 영어교육을 안 시키는 사람도 꽤 있다”고 전한다. 어린 아이에게 외국어 스트레스를 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아기 때부터 영어 비디오에 지나치게 노출된 아이들이 ‘비디오 중독증’에 걸리거나, 영어 자체는 기막히게 구사하지만 거의 자폐증에 가까운 질환을 구사하게 되는 경우도 접했다고.



“태어날 때부터 영어를 접한 우리 아이들도 5세쯤 ‘영어 안 할래’라며 거부감을 보여 철렁했던 적이 있어요. 처음엔 자신감 100%로 시작했던 저도 방향 수정을 해야 했죠.”



서씨는 “초등학교 이후 외국어를 접하면 너무 어릴 때보다 단어습득이나 이해가 빠르다는 학설이나 사례가 많다”며 “대신 나중에 그만큼 집중적으로 영어공부를 할 각오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 영어는 애들 인생의 일부일 뿐



“요즘 엄마들 대단해요. 생활영어책을 달달 외워 아이에게 직접 가르치는 분도 봤어요. 하지만 모두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닌 데다, 아이에게 그 정도까지 필요한지는 의문이에요.”



서현주씨는 “지금 우리 아이들 인생에서 영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10~20%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2000년 이후 대한민국에서 ‘자녀를 영어의 바다에 빠뜨려야 한다’는 엄마들의 사명감 조성에 한몫 해온 서씨는 자녀가 10대에 들어서면서 영어 외의 지식과 교양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고 있다고 한다. 그는 “초등학교에 가면 모국어를 사용해 지식을 습득하는 능력이 다시 중요해지더라”며 “과학·수학 등 전반적 교과 지식과 다양한 체험학습, 폭넓은 독서가 뒷받침 되지 않으면 영어 자체만으론 설 수 없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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