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학에 합격하기 위해 가장 중점을 두고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그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바로 학교성적(GPA:Grade Point Average)이다.
전국 대학입학 카운슬링협회(NACAC)가 미국 대학 입학사정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이들이 신입생 선발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로 고등학교 시절 핵심과목의 성적(GPA.중요도 73.9)을 1위로 지목했으며, 다음으로 SAT I/ ACT점수(59.3), 전체과목 성적(53.7), 학교 석차(31.2), 에세이(23.3) 등을 꼽았다.
또 학생의 관심분야에 대한 열정(15.1), 교사추천서(17.1), 인터뷰(8.6), 과외활동(8.0) 등은 결정적인 요소는 아니지만 비슷한 수준의 학생들 가운데 합격자를 가릴 때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마디로 대학 당락의 가장 결정적인 요소는 GPA라는 얘기다.
그런데 가끔 주변 학생들이나 학부모들을 보면 '이건 아닌데...'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학교 공부는 뒷전이고 SAT 만점 도전이니, 무슨 유명 캠프니 하면서 온통 바깥으로만 시선을 돌리는 것 같아서이다.
대학들 입장에서 GPA, 즉 학교 성적은 4점 만점의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9학년부터 12학년까지 어떤 과목을, 어떤 성적으로, 어떤 열정을 갖고 공부했는지를 보여주는 '일기장'과도 같다. 대학 입학사정관들을 가장 흡족하게 하는 지원서는 '성적표'만으로 그 학생이 어떤 학생임을 알 수 있게 하는 지원서라고 한다.
얼마나 도전적인 학생인지, 수학이나 과학 과목에서 정말 자신있어 하는 학생인지, 언어과목에 특출한 재능은 없는지 등을 성적표 만으로 충분히 가늠하기를 원한다.
물론 미국 대학이 학교성적 뿐 아니라 그 외 학생의 다양한 부분을 심사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하지만 이 역시도 학교성적이 가장 중요한 사항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 아이비리그나 톱 주립대학 등 유수한 대학들이 주목하는 과외활동은 '흠 잡을 데 없는 성적'을 가진 수많은 학생들 중 부득이 합격생을 골라내야 하는 상황에서 비로소 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만약 이 중요한 GPA가 시원치 않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방법은 있다.
현재 9학년, 10학년 학생들이라면 지금까지의 성적이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할지라도 실망하지 말길 바란다. 대학에서는 '향상하는' 성적에 주목하기 때문이다. 혹 여러 사정으로 9학년, 혹은 10학년 가으학기 성적까지 망쳤다면 이제부터 잘 하면 된다. 지금까지의 평균 성적이 B였다면 단숨에 '올A'로 올리려고 무리한 욕심을 내기보다는 지금 학기성적을 평균 B+로 만들어보자. 그리고 혹 특정과목에 자신이 없다면 과감히 필수과목만 이수하는 것으로 만족하고 자신있는 과목에서만 최대한 자신의 실력을 보여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수학에 영 자신이 없는데 무리하게 AP Calculus까지 선택했다가는 오히려 GPA를 낮추는 결과를 낳을뿐이다. 차라리 그 시간에 자신있는 분야의 AP를 선택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AP는 학생들의 도전성을 측정하는 바로미터다. 그러나 AP과목도 무조건 많이 듣는다고 능사는 아니다. 스탠퍼드대는 학생들이 너무 많은 AP 과목을 택하여 공부에 너무 스트레스 받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한다. 어려운 과목 몇개 만이라도 깊이 있게 공부해 높은 성적을 받는 것을 선호한다는 얘기다.
반면 예일대는 어려운 과목을 많이 택할수록 좋으며 AP 시험성적이 낮게 나오고 AP 과목 점수가 좋을 경우는 양쪽을 절충해 고려한다고 한다. 결국 AP 과목에서도 GPA 점수가 중요하다는 결론을 확인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