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는 지식사회다. 글로벌화가 완성되는 시기다. 따라서 영어 이외에 1~2개의 언어를 더 공부할 것을 교육 전문가들은 권한다. 그러나 단순히 다양한 분야의 지삭과 언어를 달달 암기한다고 해서 될 일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지식과 주장을 남들에게 이해시키는 일이다. 바로 이런 이유로 초.중.고교 과정에서의 토론과 대중연설공부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된다. 토론에 탁월함을 보이는 학생은 대개 리더십도 강해 사회에서 큰 몫을 담당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중.고.대학생들이 많이 참여하는 대표적인 디베이트 대회인 모델유엔(Model UN)이란 학생들의 시각으로 국제적 이슈와 문제점들을 파헤쳐보고 해법을 제시하도록 한 '모의 유엔활동'을 지칭한다.
시작은 1945년 유엔이 공식 창설되기도 전인 1920년대로 알려져 있다. 지금은 해마다 약 20만여명의 학생이 참가하며, 마치 골프시합을 치르듯 여러 대회를 거치게 된다. 전 세계적으로 35개국 400여개의 큰 대회가 해마다 열리고 있다.
미국 대부분의 고등학교에는 유엔 모델팀이 구성돼 있으며 멤버들은 한두차례 모인다. 참가자들은 각자가 지구촌 어느 한 나라의 대표가 되어, 방과후 그 나라가 안고 있는 현안들을 연구한다. 모델 유엔 클럽의 회장은 실제 유엔처럼 '사무총장'으로 불리며 대개 12학년이 맡는다.
지도교사도 1~2명이 있다. 2006년 모델 유엔대회에서 최고상을 수상한 바 있는 한인 엘리스 정 양은 "세계적인 이슈를 공부할 수 있고, 내 주장을 남들에게 펼칠 수 있다는 점에서 모델 유엔 활동에 보람을 느낌다"고 말한다.
모델유엔 대회진행
대회는 지역별로 인근 대학교나 고교에서 나눠 열린다. 중학생들은 고등학생들과 같은 장소 혹은 별도 장소에서 치른다. 대회는 한 학년 중 6~7차례 이어진다. 학생들은 대회가 시작되면 사전에 정해진 커미티(Committee)에 한 국가의 대표 자격으로 참가한다. 커미티는 각 안건별로 정해지는데, 학생들은 학교에서 배정 받은 곳에 참가하는 게 원칙이다.
커미티가 열리면 학생들은 자국의 목소리와 이익을 대변해야 한다. 이를 위해 사전에 자국의 정책과 이익을 고려, 'Position Paper'를 작성한다. 모델 유엔에서 다뤄지는 현안들은 그때 그때 다르지만 대개 △북한 핵무기 △에이즈 확산방지 △총기규제문제 △월드뱅크의 개도국 원조문제 등이 있다.
한 대회에 보통 10개 이상의 커미티가 열리며 한 커미티당 20~25명의 학생들이 참가. 열띤 토론을 벌인다. 토론을 할때는 남을 헐뜯거나 비방해서는 안된다. 자국의 상황에 대한 국제 사회의 이해를 구하기 위해선 날카로운 논리를 갖고 임해야만 한다. 토론이 끝나면 사안별로 표결에 부쳐지는데 1국가 1표 원칙으로 투표가 진행된다. 여기서 과반수 이상의 찬성을 얻으면 결의안으로 채택된다.
회의를 진행하는 2~4명의 의장들은 자신들의 평가를 토대로 수상자들을 가려낸다. 평가는 누가 자신의 주장을 설득력 있게 관철시켰느냐가 핵심. 예를 들어 핵 문제와 관련, '북한도 핵을 가질 수 있냐'에 대한 토론 결과 '가질 수 있다'는 주장이 의외의 설득력을 얻어 결의안에 상정되기도 했다. 우수 토론자들에 대한 상은 Gavel(최고상), Outstanding, Honable Award로 나뉘며 상장 없이 의장의 추천으로 주는 Vobal Recommandation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