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메이저리그나 NBA농구, 풋볼 게임을 가보면 미국인들이 얼마나 스포츠를 좋아하는지 알만하다. 그리 호들갑을 떨지는 않지만 게임을 조목조목 분석하는가 하면 왜 이 선수를 좋아하는지 이유들이 분명하다. 좋은 좌석을 사려면 멤버십이 10년을 기다려도 나오지 않는다. 단순 연습게임인 플로리다 스프링 캠프의 게임 하나도 줄서서 티켓을 사야 할 정도다. 이같은 미국인들의 스포츠 사랑은 학창시절부터 그 '기본'이 영근다.
미국 고등학교는 스포츠를 중시한다. 예를 들어보면 아이비리그에 한해 100명 이상씩 보내는 필립스 아카데미 앤도버나 엑시터 경우 30여개 종목 70여개 스포츠 팀이 있을 정도다. 일반 공립학교들도 대개 30~50여개의 스포츠팀들을 갖고 있다.
동네에서 고교 풋볼,농구,야구 등 리그전이라도 펼쳐질라치면 지역 주민들까지 응원전에 가세해 축제의 장을 이룬다. 아들이 선수로 있는 한 풋볼팀의 경기를 관전하던 미국인 학부모들에게 "아이에게 스포츠를 왜 시키십니까"라고 물어본 적이 있다. 일부는 "혹시 스포츠 스타가 될지 누가 압니까?"하며 장난스럽게 대답하지만 대부분은 망설이지 않고 "팀웍(Team Work)"과 "친목(Social)" 때문이라고 답했다. 성격발달과 협동심도 자주 꼽히는 덕목들이다.
그러면 대학에서는 어떤가. 준아이비리그인 노터데임의 경우 합격자의 70%가 학내 제1스포츠팀에 속했을 정도로 비중을 두고 있다. 과학 명문 MIT도 51%가 고교 운동팀 출신에 20%는 아예 주장을 지냈을 정도라고 한다.
한국 학생이 미국 학생과 경쟁을 벌일 때 가장 극복하기 힘든 것 중 하나가 바로 스포츠다.
대학에 가면 미국 학생들 경우 몇일밤을 꼬박 세우고도 끄떡없이 공부에 전념하는데, 한국 학생들은 그렇지 못한다. 이는 가장 혈기 왕성한 고교시절 체력단련을 소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스포츠방송인 ESPN가 보도했던 미국내 아시안 학생들의 스포츠관도 주목을 끈다. 방송에 따르면 미국내에는 아시안 27개국 출신이 살고 있고, 그 중
중국.일본.인도.한국출신 이민자 가정은 평균 백인 가정보다 소득도 많고 명문대 졸업자들도 많다는 것. 그러나 이들은 스포츠 활동에 거의 참여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자녀들이 의사.변호사가 되기를 희망하여 미국 아이들이 운동장에서 뛰어 놀고 있을 때, 아시안 자녀들은 과학이나 수학 공부를 하며 집안에서 지낸다는 것이다. 다소 모욕적인 지적이지만, 아니라고 딱 부러지게 부인할 수도 없다.
'공부 지상주의'가 한인들 사이에 아직도 팽배하기 때문이다.